"의대 진학 위해 초등학생 역(逆)유학 증가…해외 의대 '닥터 로드' 변화"
서울에 사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의대 진학을 위해 지방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역(逆)유학' 현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의대 진학에 대한 관심
도 높아지는 등, 우리 사회의 강력한 의대 선호 현상이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의 역(逆)유학, 의대 입학 기회 잡기
서울에 사는 김모(42)씨는 다음 달 전북 김제시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초등 3, 5학년 자녀의 의대 진학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죠. 김씨는 "의대 진학에는 지방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며 "이사할 곳 주변 고교의 의대 진학 실적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수도권 학생들의 지방 역(逆)유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녀를 의사로 만들기 위한 '닥터 로드'가 정부 정책, 학원가의 유행, 학부모들의 선택과 맞물리면서 더욱 고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인재전형 요건 강화에 대응한 선제적 대응
2015년 도입된 지역인재특별전형 제도는 수도권 학생의 지방 유출을 막기 위해 자격 요건을 강화했습니다. 2028학년도부터는 "비수도권 중학교 및 해당 지역 고등학교 전 교육과정 이수·졸업자"만 응시할 수 있게 되죠.
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부터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이만기 유웨이 부사장은 "2028학년도 입시에선 지역인재전형 응시 요건이 엄격해지며 경쟁률이 낮아질 수 있다. 권역별 수험생 대비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 비율이 높은 전북·광주 등 틈새를 공략하려는 학부모들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 의대 '닥터 로드'도 진화 중
해외 의대 유학 또한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헝가리 등에서 시작된 해외 의대 진학이 최근에는 일본 의대로 변화하고 있죠.
서울 강남의 한 해외 의대 컨설턴트는 "한국에서 의대에 갈 성적은 안 되더라도 평균 2등급 정도 성적으로 일본 국립 의대를 목표로 준비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미끄럼 방지 대학이라 부르는 일본 사립대 의대와 치대, 약대 등을 같이 준비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해외 의대 진학 선호국이 필리핀, 우즈베키스탄에서 일본, 호주 등 선진국으로 변화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이는 국내 의사 자격 취득 가능성, 학위 인정 등 현실적인 요인을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됩니다.
고비용의 맞춤형 해외 의대 컨설팅 등장
한편, 해외 의대 진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한 해외 의대 진학 컨설턴트는 "1대 1 맞춤으로 어떤 해외 의대를 갈 수 있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알려주는데 비용은 30분 상담에 50만원까지 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치열한 의대 경쟁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전략적 선택이 고비용의 컨설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 쏠림 현상 가속화 우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의대 진학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더 커질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전망입니다. 종로학원이 실시한 초·중학생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88.2%가 이과를 선호하고 전공 선호도 1위는 의학 계열이었습니다.
그러나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원 확대는 이런 흐름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의사가 다른 직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정년, 수입 보장 측면에서 좋은 직업이라는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의대 쏠림 현상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현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본부장도 "이공계 인력의 삶의 질이 높아지거나 경제적 보상이 커야 (의대 집중을 해소할)유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정부의 정원 확대 정책이 기존 의대 선호 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정원 확대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의대 입시 제도 개선, 지방 의대의 경쟁력 제고, 의사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의 강력한 의대 선호 현상은 서울에서 지방으로의 '역(逆)유학', 해외 의대 진학의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 정책과 교육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과제라 하겠습니다. 앞으로 의대 입시 제도와 교육 체계의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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